본문 바로가기

잡담&일상&아무말

싱크로나이즈드 뭐시기 - 감과 김치

 

 

홍시

 

감입니다

아버지가 어디서 받아오셨음

 

근데 말이죠

 

 

나는 감 별로 안 좋아함

 

 

......

 

 

근데 말이죠(2)

 

 

바로 이 날에

엄마가 감을 한 봉다리 사옴

(아빠가 가져올 줄 모르고)

(엄마는 감을 좋아함 근데 많이는 안 드심)

 

 

근데 말이죠(3)

 

요 최근에 아버지가

어디서 곶감도 가져오심

 

 

......

 

 

사실

내가 감을 싫어하게 된 건

감이 나한테 딱히 뭘 잘못했다기보다는

이런 이유가 크다

 

감이 제철인 시기가 오면

우리 집에 감이 너무 많아짐

 

지겨워

 

 

(아마 매년 적당한 양만 먹었다면

싫어하진 않았을 거고

아쉬운 양만 먹었다면 좋아했을 것)

 

아부지 고향은 감의 고장이고

엄마는 감을 좋아하셔서

 

내버려 둬도 감은 가을마다 꾸준히 선물로 들어오고...

근데 이상하게도 우리 엄마는 꼭

감을 선물 받을 때쯤에 따로 감을 사 오기 때문에

(텔레파시?)

 

감이...

하여튼 막 중복돼서

엄청나게 많아가지고...

 

근데 우리 집은 웬만한 건 버리지 않고

(맛이 갈랑말랑한 것까지)

전부 먹는 주의라서

그 엄청나게 많은 감을 어릴 때부터

선택권 없이 먹었기 때문에

 

 

지겨워

 

 

왜 우리 아빠 고향은 감의 고장이야?

사과나 귤이나 딸기나

바나나의 고장이면 좋았을 텐데

ㅠㅠ

 

(근데 그럼 사과, 귤, 딸기가 싫어졌을까?)

 

 

그리고 올해,

이 감 말고도 중복 식품(?)이 하나 더 생겼는데

 

제목에도 적어놨듯이

김치다.

 

(사진은 안 찍어놨음)

 

 

뭐, 김치는 싫어하지 않음.

 

근데 너무 많아

 

 

이게 또 어떻게 된 거냐면...

 

우선,

이미 집에 김치가 충분히 있었음.

 

재작년에 돌아가신 작은 할머니가 남겨주신 묵은지랑

(손이 크셔서 처음 받을 때 김치 냉장고를 다 채우고도 넘쳤고

아직도 큰 김치통 두 개에 담겨있음)

 

"햇김치가 먹고 싶다"

라면서 엄마가 작년에 산 김치 한 박스

(엄마도 손이 커서 양 많게 삼)

 

그리고 아버지가 아는 분에게 받은 김치.

(동생 놈도 그렇고 뭔가 우리 집 남자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잘 얻어오는?

그런 게 있는 거 같다)

(그리고 아부지에게 김치 준 그분도

손이 크셨음)

 

그렇게 이미

집에 김치가 많았는데

 

엄마가 올해도 또

"햇김치가 먹고 싶다"면서

김치를 샀고

(나는 이미 김치가 많다,

김치 냉장고에 공간이 부족하다고 경고했지만

늘 그랬듯이 엄마는

'괜찮다, 어떻게든 된다(?)'면서 안 들었음)

 

이번에는

엄마가 주문한 김치가 도착하자

아버지가 또 김치를 얻어오심.

 

(정말 뻥 안치고 진짜로ㅠㅠ

한 사람이 하루라도 더 빨랐다면

다른 쪽이 안 가져왔거나

가져와도 양을 줄였겠죠 아마도...)

 

 

......

 

 

김치 냉장고는 물론이고

그냥 냉장고까지 김치로 꽉 차서

김치를 다 못 넣고 일부를

부엌 베란다와 실온에 방치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짐.

 

그 상황에서 우리 엄마의 솔루션은

 

못 넣은 김치를

최대한 식탁에 올리는 거였다

 

 

......

 

진짜 그건...

 

사진으로

찍어놨어야 했는데...

 

김칫국과

김치 볶음과

김치 부침개와

그냥 김치(한 대접)가

한 상에 올라와 있는데...

 

아, 김치 볶음은 없었나?

하지만

국, 부침개, 그냥 김치는 기억난다.

특히 김치 부침개.

워낙 인상 깊어서 기억함.

그때 내가 식탁 의자에 앉아서

고개를 약간 꺾으면서 이렇게 말했거든

"와... 김치 부침개도 있네?"

굴림체로.

 

 

진짜로...

 

김치에 김치를 얹고

김치를 뿌린 후

김치로 싸셔 드셔 보세요☆

 

이런 상황이었어

 

뭐야 이게

 

 

뭐, 지금은

 

그렇게 한 번 차려먹고

며칠 연속으로 김치찌개만 먹은 덕분에

 

여전히 냉장고에

김치 비중이 65%가 넘긴 해도

(김치 냉장고는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

김치 아닌 다른 식품도

넣을 수 있게 됐지만

 

 

......

 

 

뭔가...

 

두 분의 텔레파시력을

과시(?)하는 것도 좋지만

 

그 뭐시냐...

소통이라든가 그런 걸 해서

이런 사태를

줄이면 안 될까요?

 

 

동생 놈에게 떠넘기고 싶어도

걔도 감을 싫어하는 데다

(말하는 걸 보니

나랑 비슷한 이유로 싫어지게 된 듯)

걔도 받은 김치가 많아서

그러지도 못함

 

 

ps.

웃긴 게 나는 감은 별로인데 감 말랭이는 좋아함

(기본적으로 말랭이를 좋아함)

근데 감 말랭이는 저런 식으로 중복된 적이 한 번도 없다

...아니, 중복된 적이 없어서 좋아하는 건가?

 

ps2.

원래 다른 잡담에

같이 적으려고 했던 글인데

너무 길어서 따로 빼놓음

 

'잡담&일상&아무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할 거 많아  (0) 2019.12.13
12/9 잡담  (0) 2019.12.09
뭐야 오늘 4회 결방임?  (0) 2019.11.26
11/24 - ......또  (0) 2019.11.25
11/23 잡담  (0) 2019.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