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끝난 지 한 달.
이걸 벌써 한 달이라고 해야 할지, 겨우 한 달이라고 해야 할지.
아직 데뷔조가 데뷔 기다리는 중이니
겨우라고 불러야 할 거 같긴 하지만. 일단은.
끝난 방송의 종영 후 날짜를 아직도 헤아리다니 나도 참...
내 인생 예능 무도 종영 때도 이러진 않았는데.
이런 건 처음이다. 이것도 처음이네, 또.
근데 워낙 연생들의 모습이 인상 깊었고,
내 생활양식(?)이 다소 바뀔 만큼 영향력을 끼쳤으니 뭐.
이 블로그를 만들지 않았더라면
방송이든 연생들이든 더 편하게 바라보고
그만큼 팬질(이라고 해봐야 눈팅질)도 속 편하게 했을 거라는 생각을
아주 많이 했었고 아직도 한다. 살짝 후회에 가깝게.
같은 최애인데도, 이상하게 이번 최애는
다른 최애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냥 편하게 검색해서 찾아보고 그러지를 못하고
어색하고 조심스러운...?
그런 복잡 미묘한 기분이 남아버렸거든.
술 깬 다음 주사 부린 거 생각나서 민망한 것처럼. 아직까지도.
가령, 얼마 전에도
와아 뮤우직웍스가 드디어 회사 로고가 아닌 걸 올렸어!
경사 났네 경사 났어 덩실덩실
아 이게 아니지, 얘들아 팬미팅 결정된 거 축하해!
...이 비슷한 글을
원래는 공계에 팬미팅 소식 처음 올라온 날 바로 쓰려고 했는데
괜히 피해서 다른 길로 빙 돌아가듯이,
상관없는 다른 글을 먼저 올렸다가 뭔가 타이밍 꼬여서(?)
날짜를 넘겨 버렸다거나.
이렇게 뭘 제깍제깍 못하겠음. 속으로 쭈뼛거리고.
아......
예전처럼 그냥 방송만 볼걸.
근데 또,
블로그씩이나 만들어서 움짤 일일이 뜨고 그러지 않았더라면
방송 보면서 느꼈던
감탄, 걱정, 아쉬움, 감동 이런 것들도 몇 배 줄었을 테니
(아무래도, 그냥 눈으로만 훑고 마는 것보다
감상문 써가며 복기하면 기억에 더 깊게 남는 법이다
연필 글씨 위에 볼펜으로 한 번 더 눌러쓰면 아래 종이까지 자국 남듯이.)
그렇게 방송만 보고 말았다면
종영 후 한 달이나 지난 지금쯤은
‘다들 알아서 잘 살것지. 어, 태호 PD가 새 예능 만들었네?’ 식으로,
프듀x 시작 전의 얕고 가벼운 마인드로,
예전과 별로 달라진 거 없이
그냥 새 관심사 만들어서 쫓아다녔을 거 같기도 하고...?
......
뭐, 적어도 지금 같은 글은 따로 안 썼겠지.
이건 확실함.
어쨌든
원투삼픽 포함 연생들에게 자극받아서
‘나도 저렇게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으로
마지못해 하던 일을 정리하고,
내친김에 기계나 인터넷도 끄고 집중하느라
방송들을 예전만큼 안 챙겨보게 됐는데...
그 탓도 있긴 하겠지만
어쩌다 방송을 봐도 예전만큼 뭐가 막 생기지는 않았다.
“하하하 개웃기네!”
(감상 끝)
“오, 좋네.”
(감상 끝)
“......저게 뭐야?”
(감상 끝)
“......”
(별생각 없이 대충
밥 먹거나 이 닦거나 청소하거나 머리 말리면서 봄.
감상 없음)
(태호 PD님의 새 예능도 재방송은 잠깐 봤는데
보면서 재밌다고는 생각했는데,
각 잡고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본 적 없다. 아직도)
......
근데 이럼 리뷰를 못 쓰잖아?
아직도 여기 50% 이상이 프듀 글이라
블로그에다 물 좀 타고 싶은데?
이런 식으로 뭘 봐도 맹숭맹숭.
한 달 전쯤에
무언가를 다 태워버리고 소진해서 재와 껍데기만 남아서 이렇게 된 건지
오래 쌓인 독소 같은 게 빠져나가 사람이 담백해진 건지 잘 모르겠지만,
좀 허한 기분으로 가만히 헤아려 보니
지금 준비 중인 내 일에 대한 생각과
아직도 (오지랖 넓게 펼쳐지는) 연생들 걱정과 바람만 남아있었다.
좋아,
이제 국헌이랑 유빈이는 다음 활동 뭔지 정해졌어.
이제야 뭔가 마음 놓인다. 잘 돼라, 잘 될 거야.
언젠가 그랬던 것처럼, 거기 못 가는 대신 물 떠놓고 응원할게!
근데 듀엣 이름은 뭐로 할 거지?
...설마 허니비니나 비니허니로 할 건 아니지?
암튼 이런 날이 올 줄 알고 음원사이트 이용권 해지 안 했어
원래 잡지 같은 거 안 사는데 그 잡지는 사야겠다.
다른 연생들도 모두 다 잘 됐으면 좋겠다.
물론 잘 되겠지. 아무렴.
멀리 보면서 꾸준히 노력하며 기다리다 기회 받고 잘 될 거야.
꿈 이룬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이.
그나저나 친분들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어.
그냥 내가 보기에 훈훈하고 좋아서 그런 것도 있는데
기회는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르지만
그건 자기가 맘만 먹으면 계속 잡고 유지할 수 있잖아.
소중히 여겼으면.
엑스원도 잘돼야지.
거기 애들에게 정든 것도 있고
데뷔조가 잘 돼야 다른 프듀x 출신들과 상부상조할 테니까.
...뭐, 그런 거 떠나서
예나가 무대에서 프로미스 나인 규리들 만나며 울었던 거 감동이었어.
그런 뭉클한 장면 또 보고 싶음.
그리고...
(방송 밖으로까지 확장)
마이틴 다른 애들은 어떻게 되지? 기다리는 건가?
은수, 천진이, 준섭이, 한슬이 (이제 마이틴은 아니지만) 태빈이도.
멤버 중 둘이 따로 활동한다고, 회사가 그 둘을 좀 더 신경 쓴다고
내심 섭해하거나 그러진 않을까 걱정됨.
이거 제삼자가 너무 오지랖 떠는 건가 싶으면서도 그래.
아무튼, 나름의 사정과 생각이 있어서 듀엣으로 정했겠지만
회사가 다른 애들도 충분히 챙겨줬으면 좋겠어요.
(멤버들 SNS 하나씩 늘어난 게 그 일환이라고 생각하고 싶음)
걔들도 국헌이 유빈이랑 같이 연습하고 스케줄 뛰고
이상한(?) 떡국 만들어서 나눠먹고 도시락 싸주고 그랬잖아
남 같질 않아...
개인 각자와 팀 전체 모두 잘됐으면 하는 바람.
당연히 뮤직웍스도 잘 됐음 좋겠고.
회사가 잘 돼야! 애들도 잘 되고!
애들이 잘 돼야! 회사도 잘 되고!
그나저나 뭐야! 뮤우직웍스 일 잘하잖아요?
오늘도 SNS에 새로 막 올라왔어! 되게 막... 많이 올라왔던데?
팬들 의견도 반영하는 모양이고요. 감사합니다 흑흑ㅠㅠ
역시 그때는 이삿짐을 덜 풀었던 거야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ㅠㅠ
......
그래, 좋아, 그러니까
이젠 내 일에 집중하자.
당분간.
사실 이 다짐을 하려고 이 글을 쓰기 시작한 거다.
이걸로 이 방송은 정말 다 털어버리고
계속 눈팅하면서 연생들 응원하고 그러면서 나도 힘낼 거지만,
이 블로그는 좀 놔두고 나 하는 일에 바짝 집중하려고.
출연진 모두에게
여전히 쑥스럽고 아직도 고마운 상태로.
여기가 예전부터 쭉 운영해왔던 블로그라면 좀 달랐을지도 모르는데
이 방송 때문에 처음 시작한 블로그다 보니
종영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 처음처럼 계속할 수 있을까?
정리해야 하나? 그런 생각을 은연중에 해와서인가
종영 후 블로그 중단하거나 쉴 각을 여러 번 쟀었다. 그동안 속으로.
지금 이렇게 '쉬어야겠다'라고 굳이 쓰지 않고,
그냥 포스팅 횟수를 서서히 줄이거나
갑자기 쿨하게 폭파시키거나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시간 좀 흘렀다고
이 방송에 몰입하던 때를 까먹은 것처럼 보이기 싫어서
(그냥 나 혼자만의 오기)
마침표는 아니더라도 쉼표는 찍자.
시기는 종영 한 달 뒤인 지금이 딱 괜찮은 거 같아.
라는 생각에 지금 이 글을 쓰는 중이다.
......이래 놓고
슬금 돌아와서 다른 거 뭐 한두 개씩 올릴지도 모르는데
예전과는 텐션이 다를 거 같음.
그 집중이라는 걸 끝낸 후 설렁설렁 돌아오더라도 마찬가지.
요 얼마간 글 올려보면서 느꼈다.
다시 그때처럼은 힘들어.
2시간 넘는 방송을
본방 때 초견하고(?), 다시 보고, 몇몇 부분 메모해두고,
다시 첨부터 돌려보면서 파트별 나눠서 녹화하고,
녹화 영상 불러와서 정지짤이랑 움짤뜨고,
그러면서 같은 장면을 0.01초 단위로 보고 또 보고...
근데 그 장면들이... 하필이면 장르가 픽션이 아닌
서바이벌이라서 보는 내 기분까지 막...
와아......
어떻게 그랬지? 잘도 그런 짓을 했었구나 싶은데
그렇게까지 했던 덕에
지금 좀 달라질 수 있었던 거 같다.
그 변화를 허투루 날려버리기 싫으니까
바짝 집중하려고.
좋아,
쓰려고 했던 말은 이제 거의 다 썼구만.
그럼 마지막으로...
다들 잘 됐으면, 잘 될 거야.
방송할 때도, 끝난 후에도 이 생각을 정말 많이 했었다.
(아마 다른 글에서도 적었고, 위에도 적었다)
그러니까 마무리는 역시 이걸로.
근데......
나도 아무래도 사람이다 보니까
역시 내 원픽 김국헌이 가장 잘됐으면 좋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강하게 잘 지내라.
또 중요한 시기에 어디 다치지 말고.
이 걱정 유발자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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