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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나 가수/KPOP

[KPOP] 문득 생각난 아이유 곡 3개 + 잡썰

 

 

 

스물셋.

 

난 이곡을

처음 듣자마자 엄청 좋아했다

 

(아이유 노래 중에서

내 최애곡은 '너랑 나'인데

이건 한 2~4위 정도)

 

빠릿한 템포도 그렇고

뮤비도 신선하고 재밌어 보였고

뮤비 속 아이유가 연기한 모습처럼

앙큼한 여우 같은 캐릭터 그리고

이중적인 캐릭터를 좋아하기도 했고...

 

뭣보다 가사가 와 닿았다

 

나도 스물셋쯤에

어른인데도 애기 취급, 그러면서도

또 어쩔 때는 애기에서 강제 졸업당한(?)

애매한 취급받았던 게 생각났거든

또, 꿈은 꾸고 싶지만

역시 세상은 돈이 최고인 거 같고...

그런 걸 슬슬 실감하던 때였기도 했고.

 

나는 대체 뭔가, 내 진심은 뭐지

갈팡질팡하거나

'에이 모르겠다'오락가락 행동해 버리고

그런 시절이 생각나서 몹시 공감 갔음.

 

그리고 또...

 

이제 아이유도 슬슬

국민 '여동생' 타이틀 떼고

어엿한 가수로 거듭나야지.

 

종종 아역 배우들이 과거 이미지 깨려고

파격 연기에 도전하잖아

이 곡도 그 비슷한 맥락으로 느껴져서

나는 이 노래랑 뮤비가 괜찮고 좋았거든

잘 받아들일 수 있었어

 

근데 다른 데서는 술렁술렁하더니

생각 못했던 부분에서

논란이 뭉개뭉개 커지고...

 

(그거에 대해 당시 내 생각을 요약하자면,

'아니, 샤ㅇ니 줄ㄹ엣 같은 다른 노래들은

그렇게 생각 안 했으면서

왜 ㅈ제만 소설 주인공 그 자체로 여김?')

 

 

어쨌거나 덕분에

(험한 과정을 거쳤어도)

마냥 귀엽고 깜찍하게만 보였던

여동생 꼬리표를 뗐다

 

성장 과정을 다루려던 노래가

정말로 현실 성장통이 된 셈.

 

 

 

 

 

팔레트.

박지윤의 <나의 뇌구조>랑 묶어서 좋아하는

색감 살짝 빠지고 퐁실퐁실한 노래.

 

평소 좋아하는 노래 분위기는 따로 있지만

가끔 별식처럼 이런 노래를 듣기도 함

 

 

여튼,

 

25살이 된 아이유가

예전과 지금의 자신을

덤덤히 돌아보는 가사랑 목소리가 좋고

중간에 GD가

자기는 나이 5살 더 먹었다며

썰 들려주던 부분이

특히 인상 깊었던 노래.

 

 

 

 

 

삐삐.

 

솔직히 이 노래 분위기는

내 입맛에는 걍 그랬다 취향에 좀 빗나갔음

 

하지만 가사만큼은

상당히 굵직한 뼈가 들어있어서

아이유 노래 가사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데

 

우선 본인이

실제로 겪어봤음직한 일들이 나오니까

설득력이 상당하고

 

그리고 또...

 

이건 전혀 좋은 이유는 아니지만

(=이런 일이 없었어야 했지만)

 

아이유 근처에 저 비슷한 이유로

사람들에게 잡아먹혔던 누군가가 있어서

지금 와서 더

경각심이 자극된다고나 할까

 

들으면서 '맞아 맞아' 내지는

'조심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듦.

래퍼들의 사회 비판 가사처럼

한번 더 생각하게 되는 그런 게 슬쩍 있음.

 

엄근진 단호한 게 아니고

귀염 깜찍하게 단호하니까

얼핏 들으면 그냥 재밌지만

찬찬히 곱씹어보면 그럼.

 

 

게다가,

 

실제 본인이 어떤지는

당사자 말고 아무도 모르는 거지만

그냥 내가 보고 느꼈을 때,

 

이런 곡을 만들어서 부를 정도라면

이 사람은 웬만하면

남들에게 호락호락 잡아먹히진

않을 거 같아서 안심되는데

그런 점이 좋은 거 같음.

 

이건 저 곡이 나온 당시에는 몰랐다가

요즘 들어서 느낀 거.

 

 

직업상 주변에 휩쓸리기 아주 쉽잖아

나를 보여주고 그만큼 평가받고

사랑받았다가도 미움받기도 하고...

 

'이렇게 하면

다들 좋아할 줄 알았는데 왜 아니지?'

또는

'어떻게 해야 모두 날 다시 좋아하지?'

하면서 진짜 내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허둥지둥하기 쉬운 입장인데...

(이런 건 비연예인들도 겪지만

연예인은 생업과 직결되니 아무래도 더)

 

실제로 휩쓸리고 허둥대다

어느 한 곳 제대로 못 붙잡고 날아가서

훌쩍 떠난 사람들도 있고...

 

그런데 이 사람은 이미 자기 속에

어떤 기준점을 무게추처럼 잡아놔서

'아무리 그래도 아닌 건 아님.

안 질 거고 안 봐줄 거야. 경고했어'

하면서 자기 자신을 쉽게 안 놔버리고

최소한의 방어는 할 거 같음.

바로 그 점이 든든해서 좋다

 

좋아하는 가수라서

오래 봤으면 좋겠거든.

그래서 이 곡을 생각할 때마다

반갑고 고마움.

 

 

 

ps.

여기까지 쓰고

뭔가 좀 더 쓰려다가 지우고

 

아이유 공식 유튜브를 찾아가 봤더니

팔레트라는 코너가 보이더라

괜히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