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거는 이제 당당하게
Kpop 카테고리에 넣을 수 있겠다(?)
그동안 비 노래 유튜브 댓글에
이건 중국곡이다 일본곡이다
슬쩍 떠넘기는(?) 드립 보면서
웃긴 했는데 좀 씁쓸하긴 했거든
약 1년여 동안
웃긴 밈, 드립용으로 소모되던 깡이
이렇게
힙한 후배들의 손을 거쳐
개간지나는 리믹스도 나오다니...
어쩌구저쩌구 여튼 웅장해진다
노래도 좋은데 특히 뮤비가 마음에 듦.
처음 깡을 접했을 때
(=공중파를 타기 전에)
'지금은 비가 웃음유발꾼이 됐지만
언젠가 후배들이랑 멋있게
깡 리메이크해줬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면서 막연히 바랐던
그게 딱 이뤄진 느낌이었음
(개인적으로
저번에 놀면 뭐하니에서 잠깐 공개됐던 곡보다
요 쪽이 더 마음에 들었다
그쪽도 괜찮긴 했지만
이쪽이 원곡의 킬포 가사들을 더 잘 살려서 어레인지 했고,
뾱뾱뽁뾱을 포함한 MR과
무엇보다도
한국다람쥐를 건드리지 않았기 때문)
다만,
싸비 딱 한 소절만큼은
비가 부른 오리지널이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쫌 들었는데
남들은 그게 올드하다 어떻다 하는데
사실 나는 그 부분이 가장 좋거든
흥얼거릴 때도 꼭 그 부분을 부름.
근데 음원 녹음할 때는
비랑 같이 작업을 안 했다고 하니깐
뭐...
(그리고 박재범이
부른 부분도 멋있었어)
영상 댓글 중에 이 비슷한 말이 있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확실친 않음)
오리지널 깡뮤비는 미쿡느낌 흉내 내려다
국적불명 어정쩡한 분위기가 돼버렸는데
이 뮤비는 한국 골목 느낌 물씬 냈더니
오히려 더 힙해졌다? 뭐 여튼...
거기에 몹시 공감이 갔다.
게다가
'월드스타' 타이틀을 얻기 위해
미국 진출을 나섰던 비와
미국에서 나고 자라서
Kpop보고 한국에서 아이돌 데뷔했다가
심하게 맘고생하며 미국으로 간 후
다시 돌아와서
지금은 힙합 레이블 허슬러 사장이 된
박재범의 만남이
뭔가 절묘한 거 같기도 하고.
사실 박재범에 대해서도
따로 적고 싶은 글이 있긴 하다
생각해보니까 ㅇ피니ㅌ의
리얼리티들을 보며 좋아하기 전에
2ㅍ엠의 '와일ㄷ 바ㄴ'를 엄청 좋아했었거든
마지막 회는 방영 못한 그 전설의...
하필 그때 2ㅍ엠 멤버 중에
가장 좋았던 게 박재범이라서
과거 글 발굴당해서 까이고
미국 가고 그런 일 가지고
나까지 속 쓰려하면서
여러 과정들을 지켜봤는데
(박재범이 한국 돌아와서 처음 냈던
'낫띵온유'는 아직도 종종 듣고 있음)
잘 되길 바라긴 했지만
이렇게 힙합레이블까지 차릴 줄은 몰랐지
성공도 성공이지만, 무엇보다
본인이 데뷔 전부터 진짜 추구했던
춤과 음악을 하게 된 거 같아서 보기 좋더라
정말 다행이야 :D
......
그러고 보니
(국민ㅆ놈 급으로 거칠게 욕먹든
장난 섞인 조롱이든 간에)
대중들에게
까야 제맛으로 털렸었다는 점에서
비와 박재범에게
나름 공통점이 있는 것도 같고?
여튼 박재범과 친구들(?)이
자유분방하게 노래하고 춤추며
골목 꾸러기들처럼 놀다가
(이 컷에서
혼자 아직 눈치를 못 챈 하온이
뭔가 귀엽다)
이때 처음엔
어엌ㅋㅋㅋㅋㅋㅋㅋ이랬는데
0.3초도 안 돼서 모자 휙 던지는 거 보고
개 멋있어서 놀람
아니 진짜ㅠㅠ
왜이렇게 멋있냐고
피지컬이 돼서 그런가
한 가닥 하는 다른 래퍼들을 전부
꼬마 꾸러기들로 만들어버림
만약 다섯 명이서
집단 팔척귀신춤을 췄다면
더 소오름돋고 좋았을 거 같지만
(올드하다 뭐다 해도, 역시 비는
힘 빼고 추는 감각적이고 흐느적한 춤보다
빠르고 박력 있는 쪽이
더 멋있고 잘 어울리는 거 같아서)
(그 팔척귀신 춤도
얼굴에 뭘 뒤집어쓰지 않았으면
덜 무섭고 괜찮았을지도 몰라)
역시나 춤꾼 클라스가 있어서
비가 센터에서 되게 잘 췄고
끝날 때 카메라 손으로 덮는 것도
개멋있었음 흑흑ㅠㅠ
그리고 맨 마지막에 요거
뭔가 훈훈하고 되게 귀여웠음
요런 거 참 좋아
...라고 생각했는데
댓글 중에
저 네 명이 차에 탄 거라고 해서
뿜었네ㅋㅋㅋㅋㅋㅋ
아무튼
1일 N깡을 안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웃을 건 벌써 다 웃어놓고선)
'그 멋있던 비가 어쩌다 이렇게ㅠㅠ
그래도 실력이나 자기 관리가 별로인 건 아니니까
이번 기회에 월드스타라는 버거운 거품 털고
보다 편안해진 분위기로
후배들이나 주변 사람 의견 겸허히 받아들이며
세련되게 부활했음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는데
벌써
주말 공중파 인기 예능 나왔지
대세 유튜브 채널도 나왔지
후배들과 힙한 리메이크 뮤비 찍었지
본인도 달라지겠다는 뜻 보여줬지
(화려한 조명과 꾸러기 표정 등은
포기 못하겠다고 했지만,
그래도 인정할 건 얼추 다 인정했음)
깡의 가사 그대로 후배들은 바빠졌고
매니저 전화기도 조용할 일이 없게 됐음
무슨 유재석의 '말하는 대로'처럼
나'비'효과가 일어남
설마
이 모든 게 이렇게나
빨리 이뤄질 줄은 몰랐거든여
ㄷㄷㄷ
이렇게까지 노젓기를
적절하고도 재빠르게 잘하는 경우는
보기 참 드문데...
그것도 예전에 흥했던 스타가.
보통은 간만에 스포트라이트를 받더라도
'옛날엔 이러이러한 시스템이 아니었는데'라며
미적댈 때가 많거든.
역시 비는 보통 인물이 아니야...
괜히 (초기)월드스타가 된 게 아님.
근데 생각해보면
여전히 자기 관리 잘하고 성실하고
(법적으로 엮인 몇몇 일을 빼면)행실도 좋아서
이미지 좋고 인맥도 두터우니
재조명되자마자 여기저기
연락이나 요청 오고 그랬던 거지.
'콘셉트를 요상하게 잡아서 그렇지
사람이 나쁘거나 실력이 부족한 건 아니다
콘셉트만 받쳐주면 되는데
그걸 우리가 돕고 싶다' 이런 식으로.
만약 예전에 좀 떴었다고
거만하게 굴면서 인맥 다 쳐냈거나
파렴치한 범죄나 너저분한 스캔들 연루돼서
그동안 쌓은 평판 자기가 까먹었거나
사람은 좋지만 자기 관리에는 실패해서
실력이나 외모가 왕창 무너져 있었다면
이 정도로 금방 흐름을 탈 수 있었을까?
...이런 걸 보면
행운이나 기회는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잡는 건 준비된 자들만 잡는다는 말이
맞는 거 같음. 진짜.
아 맞다,
대중들의 조롱 섞인 반응도
(깡 댓글 중에 그냥 드립으로 보기엔
선 넘는 것들이 제법 많았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저 멘탈도 존경스러움.
남들의 조롱과 시선에 상처 받는 사람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이쪽이 당연한 거고 정상인 거)
그런 일을 겪으면서도
'그래, 근데 까짓 거 뭐 어때?'
라고 정면으로 받아낼 수 있는
저 자기 확신과 자기애가
참 존경스럽고 부럽다.
자존심과 자신감은 다른데
비는 후자가 더 많았던 거 같음.
내가 혼자 괜히
방구석에서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
이제 SSAK3 대박치고
스튜디오 룰루랄라랑 하기로 한
유튜브 채널도 대박치고,
잘 나가는 후배들에게
프로듀싱과 조언과 피처링 듬뿍 받아서
(특히 인기 작사가 고용 필수)
다음 앨범 멋있게 내주면 되겠다!
근데 비는 이 모든 걸
정말로 해낼 수 있을 거 같음
정지훈 파이팅!
ps.
이건 사실 이 뮤비랑
본문 하고는 별로 상관없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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