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와우!
어느새!!
나 수능 때는 어땠지?
그러니까 아마...
전날까지는 진짜 너무 긴장해서
내장을 토할 것처럼 헛구역질 엄청했는데
그 긴장이 도를 넘어서(?)
정작 수능 당일에는 맛탱이가 가버리는 바람에(??)
되게 친구랑 막 들뜨고 신난 상태로(???)
생전 처음 온 남의 학교=시험장을
걔랑 같이 시시덕대며 아침에 막 싸돌아댕기고
점심도 되게 꿀맛으로 먹고
하여튼 그날 뇌에서
무슨 방어기제로 마약이라도 만들어진 건지
끝날 때까지 히죽대고 있다가
언어영역 말아먹고 울었지
(※이런 수험생은 되지 맙시다)
(아니 보통은 안 이러겠지?)
(참고로 그 친구는 점수 차이 별로 없었음
왜 나만...)
아니 근데 그게 또...
모의고사 볼 때마다 언어영역 점수가 그것보다는 훨씬 잘 나왔는데
그게 나만 그런 게 아니었는지
관계자 분들이 그 해 언어영역을 더 어렵게 냈다고 뉴스가 나왔음
그러니까 그게 꼭 내 잘못만은 아닐 거야
(참고로 친구 걔는 원래부터 언어영역이 약한 애였다)
근소하게나마 다른 과목은 조금 올랐었거든.
그 이상으로 언어영역을 잡쳐서 그렇지
뭐 하여튼...
아 맞다 그날 아침에
담임 선생님이 애들에게
선물로 왕사탕 하나씩 주셨거든?(빨간색)
근데 내가 그거 들고 가다가
아스팔트에 떨어뜨려서 박살냄.
그것도 무슨 복선이었을까
......
세상에 이런 수험생은 또 없겠지 아마도.
아니, 의외로 찾아보면 좀 있을까?
대충 뭐 그랬다는 얘기다.
본문 전에 먼저 뿌려놓는
아무래도 좋은 밑밥은 여기까지.
2.
......
시즌 전부 다 조작이었다고?
이제는 뭐가 뭔지 모를 지경이 됐다
처음엔 놀랐고
나중엔 배신감 들었고
좀 더 뒤에는
아무튼 지간에 데뷔조 애들이 걱정됐고.
이번 시즌도 저번 시즌도...
(활동 막히고 해체 얘기까지 나오니까.
이렇게 될 줄 전혀 몰랐잖아?
서뮤페 끝날 때 애들 서로 알아보는 영상이나
이젠 하도 봐서 익숙한
ㅇㅇㅈㅇ 입덕 영상 같은 거 지금 보면 막...
기분이 이상하다
나중에 일어날 참사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찍은
밝고 단란한 영상 보는 거 같아서)
그래도
1과 2는 아니라고 했는데
그것까지도?
이쯤 되면 뭔가 실감이 안 난다
내가 뭔가 꿈꾸고 있는 거 아니야?
지금 이 사태들이 꿈이거나 아니면
여태까지 봤던 ㅍㄷ시리즈랑
그 출신 애들이 활동하던 모습 전부가 꿈이거나.
가끔 관련 기사 댓글에
방송도 안 보고 투표도 안 했으니 내가 승리자다
나이 먹을 만큼 먹고
아이돌 같은 거에 몰입하는 게 바보다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어......
그게 맞는 거 같다
나도 원래대로(?)였다면 그랬을 텐데...
'허얼 대박'이러고선 팝콘 먹으면서 그냥 구경했을 텐데.
불난 집 멀리서 구경하듯이.
무슨 기사 한 번 볼 때마다
캡사이신 한 숟가락씩 먹는 것처럼 이러지 않고.
근데 그러면 그냥 안 보면 될 텐데
어쩐지 관련 기사를 계속 보게 된다.
매워서 눈물 콧물 땀 다 빼면서도
그거 끝까지 계속 먹는 사람처럼 말이다.
원래 그런 식으로 맵게 먹는 거
안 좋아하는데도...
3.
덕분에 현타가 꽤 왔다.
얼마 전부터 서서히 단계적으로.
내 최애랑 차애랑
(데뷔조를 뺀) 다른 애들은 괜찮은데도.
(아니, 꼭 그렇지도 않은가?
아직 활동 준비 중인 애들은...)
내 속에서 뭔가 좀...
근본적인 거라고나 할까
하여튼 그런 게 왔음.
게다가
그 방송 끝난 다음
(그때는 이렇게 될 줄 몰랐으니까)
감동이랑 여운이랑 교훈 같은 걸 얻은 후
'자 이제 나도 이 정신 나간 짓(=국프)을 관두던가 쉬어야겠다'
했다가 말았던 거...
(그 다음 연달아 일 터지자
아직 그 국프라는 허울이 남아있어서
다시 과몰입하며 휴식을 번복(?)했지만)
그때 잠깐 묻어놨던 트리거가
아이러니하게도 애들 공식 팀명 발표하는 거 보자
다시 건드려졌다.
(새 시작을 하면서)
어떤 챕터 하나가 끝났으니
난 이제 좀 내려놔야겠다. 그래도 괜찮겠지
쟤들은 잘 될거야, 나랑 상관없이...
먼저 적은 것도 그렇고,
다른 것들도 복합적으로 같이 오면서...
여튼 그런 생각을 했다.
솔직히 그동안
좀 지치기도 했고.
(여기다도 종종 티를 내긴 했지만)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내가 하기로 마음먹고
-근데 내가 그걸 시간 관계상 잘 못하니까
-내가 분하고 원통해하는
아주 괴상한 뻘짓을 계속하고 있었음.
게다가
쟤들 나오는 것만 챙겨보느라 바빠서
원래 내가 즐겨보던 게(타 예능이라든가) 계속 미뤄지고...
그러니까 뭔가...
진짜 나 자신이 점점 사라지는 거 같아서...
......식의
무슨 나중에 둥지 증후군 쎄게 걸릴 거 같은
전업주부 같은 생각까지 하고 그랬다고
이게 대체 뭐하는 거람 아이돌 덕질 가지고?!?!
......
첫 덕질이라
요령이 없어서 그런가...
아님 그냥 늙어서
체력과 집중력이 부족한 건가
체력 많은 10대~20대 초반 때였으면
이런 거 없이 그냥 내키는 대로 막 했을텐데
날밤 까면서...
이래서 아이돌덕질 적령기(?)가
10대인가?
아무튼
전부터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 싶긴 했음.
일주일에 하루만 바짝 집중하면 됐던
그 방송 시절처럼 할 수 없다는 걸
해보고 나서야 알게 됐다.
(방송 장르도 다르고 말이지
그 방송은 기승전결에 따라+내 픽 나올 때마다
필요한 부분만 캐치하면 되는데
다른 방송들은 그냥 매 순간이 다 하이라이트임)
아마 정식 활동 시작해서
음방 같은 것도 하면 더 빡세지겠지?
어이쿠!
전부 다 기록+감상 못 남겨!
...바로 그걸 해보려고 했던 내가
바보멍충이였다
뭐 이런 짓을 해봤어야 말이지...
여튼 잠깐은
블로그를 접거나(기승전폭)
이런 부담감이 덜한
펭수로 갈아타거나(갑분펭?)
그런 생각도 했는데
(구질구질하게도)
그러지는 않고
앞으로는 덕질을 해도
좀 쉬엄쉬엄 하기로 마음먹었음.
아예 그만둔다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처럼 사관이 기록하듯이(?)
날짜 매겨가며
내가 본 떡밥 모조리 올리지는 않겠다는 거.
웬만한 건 그냥
눈으로만 보면서 조용히 좋아하고
(예를 들면
수능 응원 영상에 나온 모자 쓴 김구컨 모습 같은 거.
반가워서 좋았지만 그냥 조용히 속으로만 좋아하는 걸로.)
날짜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꼭 올리고 싶은 것만
'그래도 이것만큼은 꼭 올려야 한다'고 근질거릴 때만 올려야지.
이 블로그 처음 만들었을 때 그랬던 것처럼.
예를 들어
이런 거 말이다.
시그 주문했지롱☆
포스터가 없는 쪽으로.
왠지 그쪽만 배송비가 붙어있었지만
그래도 굳이 이쪽으로.
아무리 생각해도
받은 포스터를 어디다 어떻게 둬야 할지 모르겠거든.
공간은 많이 차지할 거 같은데...
아무튼
요런 게 집에 도착하면
그때는 포스팅을 하겠다 이말이야
이번엔 제발
뾱뾱이가 있었으면...
4.
그리고 인정할 건 인정하자.
'나도 쟤들 좋아하는데
그래도 역시 오프라인은 가기 싫어
왜냐면 나는 소심한 지방러 아싸거든!
...근데 이런 식의 팬질은
쟤들에게 별로 보탬이 안 되겠지?
(금전적으로나
당장 눈에 보이는 응원으로나)
기꺼이 시간과 금전 비용을 투자하며
현장까지 가 주시는 열정적인 분들 많은데
나는 그런 분들보다 쟤들을 덜 좋아하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니까 좀 슬픈데...'
(내가 생각해도 정말
별 생각을 다 한다 싶다)
여튼 이러면서
뭐 행사 공지 뜰 때마다
갈등하고 괜히 의기소침하고 그랬는데
나는 쟤들을 덜 좋아하는 걸까?
= 그렇다
이렇게 깔끔히 인정해버리니까
편하군(?)
그리고 이건......
잘못됐거나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야!
그냥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이 있듯이
팬질하는 성향이 다른 거야!
생각해봐!
남들이 레이드 줄창 뛰며 템맞추고 있을 때
난 아제로스 유람 다니면서 업적 따고 있었잖아?
일부러 쪼렙존 가서 조건 맞춰 뻘짓하면서.
마치 그런 것처럼...
......
대체 뭔소리야 이게.
아무튼
정말로 내가 그러고 싶기 전까지는
무리하지 말자.
그게 바로 내 결론이다.
어덕행덕이랬으니까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행복하게 하자
그래야 오래 계속 덕질할 수 있지.
5.
이런 걸
굳이 이렇게 주절주절 적지 않고
'앞으로 좀 바쁠 거 같다'
라고만 대충 둘러대거나
은근슬쩍 포스팅 횟수를 줄여도 되겠지만
(그 생각도 해보긴 했었다)
그래도 굳이 이렇게 쓰는 건
내가 스스로 못 고치는 불치병 같은 거다.
나도 이런 걸 고치고 싶을 때가 있다.
침묵은 금이나 빈수레가 요란하다 같은
격언인지 속담인지를 떠올리면서.
근데 말했듯이 불치병이다.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은 거다.
혼자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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