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초성으로
이니셜 적는 것조차도 꺼림칙한
문제의 그 방송 말이다.
작년이었는지 언제였는지...
이제는 꽤 오래전 일이라서
정확한 시기도 기억 안 나는데
아무튼
지금 와서 하는 말이지만
그 방송 관련 시사 고발 방송이 나오고
이런저런 얘기들도 추가로 더 풀리면서
당시에는 여기다 티를 못 냈지만
(아니 냈던가? 하도 예전 일이라...)
속으로 되게 엄청
이렇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ㅆ발 그 3차에서
탈락당한 연습생이 누군데?!!'
...혹시나 싶었거든.
내 원픽이 혹시 그 안에 들어가 있나 하고.
걔가 3차까지 갔으니까.
근데 그 답이 어떻든 간에
이런 걸 생각하는 거 자체가
뭔가 이리저리 헤집어대는 거 같아서
(맞으면 너무 맘 아프고
아니라면 그거대로 유감스럽고)
걍 말았었어.
더 깊이 파보려고 안 하고.
그리고
그때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이제야 나왔네.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내 원픽도
그때 나랑 같이 걔를 픽했던 국프들도
당시 나왔던 결과보다
더 잘했었다
...이쯤 되면
내 원픽이 3차 하차할 때 그 연출
(당시에 내가 행복 회로인지
망상 회로인지를 잔뜩 돌리면서
그래도 감동적인 연출이다
라고 생각했던 그 의자 장면 말이다)
그거 의도가 뭐였는지도
좀 궁금해지는데
-걔한테 미안하니까 마지막이라도
좀 더 주목받게 해 준 건지
-그저 눈물 나는 장면용 아이템으로서
내 원픽을 소모한 건지
-걔 뽑은 사람들 일부러 약 올린 건지
...뭐 어쨌든
가장 궁금했던 걸 드디어 알게 됐지만
그래서 조금은 후련해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원망스러운 구석이 있다
합격'시킨'사람은 안 밝히더라도
탈락'당한'사람을 좀 더 일찍 밝혔더라면,
피해자들이 늦게라도 좀 더 주목받고
그만큼 좀 더 활동할 기회도 받았을 텐데.
지금은 너무 시간이 지났잖아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조차도 까먹거나
'이젠 뭐 아무렴 어때?'
이러는 사람들도 많아졌을 걸?
혹시 그걸 노리고
일부러 이제 공개했나? 싶기도 하고.
제작진 당사자들이든
회사 측이 그렇게 시켜둔 거든
자기들 잘못을 가능하면 관심이 식었을 때,
더 적은 사람들에게만 드러내려고...
근데 그럼
더 몹쓸 짓 한 거 아닌가?
그나마 내 원픽을 포함한 피해자 일부는
노래도 내고 뮤비도 찍고
콘서트도 하고 방송도 하고 있지만
그게 어려워서 유튜버로 전향하거나
지금은 이렇다 할 활동 안 하는 사람도 있거든.
그것보다 더 대우받을 사람들인데도
시간이 지나면서 유야무야 그렇게...
(특히 시즌3에서 몇 명은
언제 활동하나 궁금해도 계속 안 보인다 싶었는데
걔들이 원래는 데뷔조였어. 와 진짜;)
재판부의 말.
이 글귀 중에서
"평생 트라우마를 갖고 살 수밖에 없고"
이 부분은
너무 단정 짓는 거 같아서 좀 그렇고
(피해 연습생들이 이 일을
평생까지 곱씹으며 힘들어만 하지 말고
극복했으면.
그래서 더 잘 됐으면 좋겠다)
"시청자는 극도의 배신감을 느끼고"
이 부분은 몹시 긍정하며
"모두가 승자가...(중략)...패자가 됐다"
이 부분도 동감한다
출연자와 그 팬들은 말할 것도 없고
오디션 주최 측도 패자가 됐어
왜냐면
이제 나포함 많은 사람들이
오디션은 덮어놓고 거르게 됐거든.
특히 M사에서 만든 아이돌 오디션을.
또는 그 비슷한 형식의 방송들을.
(트로트 쪽이야 돌판 모르거나 관심 없던
연령층을 포섭해서 흥했다고 치고.
근데 난 그것도 안 봤음
그 방송 이후로 오디션은 장르불문 전부 안 봄
다 수작질 같아서)
새 오디션 관련 기사 뜰 때마다
'M넷 저것들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ㅉㅉ'
이 생각밖에 안 들더라 진짜.
흙수저라서 묻혀있던 인재를
발굴하는 맛으로 보던 장르인데
그 기대감을 충족 안 시켜준다면,
거기서도 흙수저는 걍 흙수저고
뒤에서 뭔가 저들끼리
돈 듬뿍 처들이며 사바사바하고
투표는 갖다 버린 채
순위 막 건드려대는 방송이라면
대체 누가 그걸 보냐
그리고 아무리 아니라고 떠들어대도
다른 방송에서도
그러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어디 있냐
실제로 공정하게 만든 방송이라도
걍... 그런지 아닌지 알아보기도 싫고
여튼 걍 보기 싫음.
전에 데었던 거 생각나니까.
아참, 보상문제.
그거 어떡할 거야?
그거 한다고 예전에 얘기만 했지
실제로 해줬는지 말았는지
아직까지도 크게 체감 오는 게 없거든 딱히?
혹시 피해자 명단 공개된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할 거라고 쳐도
설마 그것조차도 급 나눠서
데뷔 불발된 사람만 찔끔 챙겨주고
1,2,3차에서 하차당한 사람은 나 몰라라
또 그러는 거 아냐?
(파이널 진출자 빼고는
출연료 지급 안 했다는 얘기 듣고
진짜 역겨워서 토나왔는데
그 짓거리를 또 안 할 거란 보장이 없잖아)
머기업주제에
ㅈㄴ쫌스럽게 아직까지도
돈푼 아껴보겠다고 막...
어휴
이제 좋은 생각이나 해야지
그렇게 마무리 지어야지
알고 보니
이제는 내 본진이 된 듀오의
두 사람 모두가 파이널 진출자였다.
이거 되게 대단한 거거든.
'옳게 된' 방송이었다면
거기까지 간 노력에
더 빠르고도 많이 보답받고 누렸을 테지만
앞으로도 얼마든지 그럴 수 있음
재능이랑 노력이랑
그걸 유지하려는 마음가짐은 어디 안 가니까.
제작진의 편집과 순위 조작이랑 상관없이
거기까지 갔으니 더 대단하지.
어딜 가든 잘 될 애들이었던 거야
주변 환경이 어떻든.
아무튼
내 원픽이자 최애가 이번 일로
(요번에 새로 알았든,
사실 전부터 알았지만 여러 방침 때문에
가만히 있었던 거든)
자신에게 더 많이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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