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설거지하다가 깨 먹었다.
아까워라...
이거 되게 유니크한 건데!
그래도 뭐 어쩔 수 없지.
2.
어제 모처럼 바람이 시원해서
'와아 좋다 근데 이러면 꼭 비 오던데. 엄청...'
하고 중얼거렸더니 정말로 비가 많이 내렸다.
오 신기해! 맞췄어!!
...라고 좋아한 건 약 3초 남짓.
그다음부터는 뭔가 쫌... 그랬다.
'무릎이 쑤시는 걸 보니 비가 오려나'
하는 어르신이 돼버린 거 같아서.
3.
우리 부모님은
재밌을 정도로 성격과 취향이 서로 다른데
가끔 참 이상한 부분에서 서로 통하신다.
엄마가 옥수수를 한 소쿠리 사 오면
바로 그 날 아빠도 옥수수를 어디서 한 박스 얻어오고
엄마가 복숭아를 사 오면
바로 그 날 아빠도 복숭아를 두어 박스 가져오고...
엄마가 포도를 사 오면
며칠 뒤 아빠도 이하 생략...
......
(※옥수수도 복숭아도 포도도 안 좋아함)
왜 내가 좋아하는 건 그렇게 안 하시지?
귤이나 사과나 멜론 같은 거...
4.
어제 메밀막국수에 낚여서 밖에 나갔는데
정작 먹은 건 생선구이였다.
그 막국수 집에 사람이 잔뜩 줄 서있는데
날 더운데 서서 기다리기 싫으니까 옆 가게로 대충 들어갔더니
바로 그 가게가 생선조림+구이집이었던 거야.
......
시원하고 (아마도) GL수치와 칼로리가 낮은
메밀막국수 먹으러 나왔다가
생선 모둠구이랑 뜨끈뜨끈한 돌솥잡곡밥에
아직 뜨거운 돌솥에 헛개나무차 부어서 숭늉까지 먹게 됨.
아니 뭐...
맛있었어.
생선구이 맛있었다고.
맨 아래에 있는 놈이 별나게 짜긴 했지만
불포화지방산인지 오메가 뭐시기인지 풍부하고
이것도 나름 건강식이야. 응.
근데 내 다이어트는?
그리고
오늘 기어이 먹은 메밀 비빔국수.
MSG 맛이 많이 나는데, 바로 그 점이 좋다
오랜만에 갔더니,
양념은 전보다 덜 짜졌고 땅콩가루는 여전히 많아서 좋은데
면이 좀... 딱딱해졌더라. 메밀가루 양을 줄였나?
그래도 겨자를 넣어서 맛있게 먹었음☆
아 맞다, 덜 찌려면 물막국수를 먹었어야 했는데...
5.
하루키 선생님의
그 색채가 어쩌고 책 다 읽었다.
(암만해도 안 외워지는 제목)
원래 꼬불쳐둔 간식처럼 야금야금 읽으려고 했는데
'이 캐릭터 쫌 맘에 든다' -> 띠요옹?!
이 사태를 또, 여러 번, 나눠 격기 싫어서 그냥 다 읽어버림.
이게 끝이야?
그래서 사라하고는 어떻게 됐는데요?!!
(몇 분 후)
열린 결말이라서 더 좋은 걸지도 몰라.
열린 결말이니 내 맘대로 생각해야지!
사실 그 아재는 사라의 친척 아저씨 같은 거였고
그때 사라도 주인공을 우연히 봤는데
괜히 켕겨서 자기도 모르게 생깠고
오해받았을까 봐+주인공이 막 따지거나 말없이 떠날까 봐
쫄았는데 해명할 기회가 생겨서...
하여튼 주인공이랑 잘 됐을 거야.
...근데
왜 3일씩이나 텀을 뒀지?
......
에이 어쨌든 주인공이랑 잘 됐을 거야.
...라고 가볍게 적긴 했지만
사실 읽고 나서 살짝 여파라고나 할까 후유증 같은 게 왔었다.
그동안 이 책 안 읽고 내버려둬서 죄송합니다.
유명해질 만하시네요 하루키 선생님... 존경합니다.
6.
티비(나 모니터)는 바보상자라는 말을 새삼 실감하는 요즘.
요 몇 년간 종이책보다 영상을 더 많이 봤더니
언제부터인가 활자가 머릿속에 잘 안 들어왔는데,
요새는 예전처럼 제법 잘 들어온다. 종이책을 자꾸 읽으니까.
꽤 괜찮고 긍정적인 변화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