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번에 촉을 바꿨던 그 펜을, 약 보름 만에 저만큼 쓴 거다.
'드디어 이 시리즈(?) 다 썼다!'하고
홀가분, 뿌듯, 시원섭섭해하려던 차에 새 펜을 또 찾아낸 거고.
무슨 대청소하다가 서랍 있던 자리에서 동전 줍듯이.
옛날의 나는 정말... 저 펜을 뭘 저렇게 사 모았을까?
(그리고 왜 한 군데에 안 모아놨지?)
그래도 새로 찾아낸 녀석, 촉이 고장 안 났다.
이것도 다 써버려야지.
미니멀리즘이랍시고 내 방에 안 쓰는 물건들을 짬짬이 처분하고 있는데
아직 한참 쓸 수 있는 건 그냥 버리기 좀 뭐해서
일부러라도 써버린 후 버리고 있음.
새 거라도 미련 없이 그냥 버리는 물건도 있지만.
(모나미 볼펜이라든가. 내가 산 기억도 없고 잘 쓰지도 않는데
여기저기 항상 많음.
잘 안 써서 남으니까 많이 굴러댕기는 건가?)
그래도 저 펜은
억지로 아무거나 써서 저렇게 된 게 아니고
(정말 아무짝에 쓸데없는 무늬 그리기, 색칠하기가 아니라)
꽤 의미 있게 알차게 사용한 거니까.
새로 찾은 나머지 녀석도 그렇게 쓰자.
2.
오랜만에 복면가왕을 봤음.
사실 저번 주부터.
나 : 저분, 태진아랑 비슷...하지만 목소리가 더 허스키한데?
엄마 : 태진아 같은데?
나 : 그래요?
엄마 : 태진아 맞네.
나 : 그런가?
그리고 정말로 태진아 맞... 아니 태진아 선생님 맞았다.
오오 맞췄다!
아니, 내가 아니라 엄마가 맞춘 건가?
사실 저번 주에는 노브레인의 그분인 줄 알았음.
선생님의 도전 리스팩트 합니다.
강남은 큰일 났고ㅋㅋㅋ
(근데 그렇게 디스 하던 거 살짝 대본 같기도?)
무슨무슨피테쿠스 그분 목소리 좋았는데
가왕 성공 못하셔서 아쉽.
장덕철의 덕인 님이시라고?
음악대장 시절까지만 보고 한동안 안 봤는데
다시 보니까 역시 좋긴 했다. 새로운 분들 알게 되고.
3.
디지털 디톡스.
익숙해지니까 이렇게 마음 편할 데가 없음.
종이책과 손글씨, 그리고 중간중간 멍 때리기.
난 지금 집이 예전 집보다 층이 높아서
그만큼 땅이랑 머니까 풀벌레 소리가 안 들리는 줄 알았는데
밤에 가만히 있으니까 잘 들리더라.
지금도 들린다. 운치가 있네.
...들으려고 하지 않았던 거야.
모니터 앞에서 이어폰 꼽고 있느라 바빠서.
4.
얘기 나온 김에. 요샌 예능을 잘 안 본다.
보더라도 거실에서 뭐 할 때, 티비 켜고 우연히 얻어걸리는 거 보고,
(저 복면가왕도 그런 경우... 라기보다는
엄마가 워낙 저 방송을 좋아하셔서 항상 그 시간마다 켜져 있음)
전처럼 특정 방송을 본방이나 다시 보기로 챙겨보질 않음.
원래 좋아했던 방송들까지도.
그렇게나 좋다고 매번 챙겨보던 걸. 무슨 임무처럼.
예전엔 요일을 예능으로 구분했거든?
냉부하는 날, 냉부하는 날의 다음날, 라스하는 날,
해투하는 날, 프요일, 무도했었던 날 등등.
근데 생활 패턴이라고나 할까,
하는 일의 성격이 바뀌니까...
전에는
'으어어 하기 싫어 내가 대체 이거 왜 하고 있는 거야
짜증나 때려치고시퍼어어어'
하고 스트레스를 쌓아놨다가 방송 몰아 보기로 풀곤 했는데
(누군가가 영화나 드라마를 보듯이 난 예능들을 본 거다)
이젠 뭐... 그럴 일이 없다 보니까.
(정말로 그 일을 정리해서 그만둔 후)
원래 하고 싶던 일 준비하면서
적당히 만족하며 나름 보람차게 지내고 있음.
그랬더니 방송이 별로 안 당긴다고나 할까?
근데 이러면...
좀 곤란한데?
5번은...
원래 쓰려던 게 있었는데
다른 글로 따로 빼내기로 했다.
여기다 적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