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올해는 크리스마스를
별로 챙기고 싶지 않았다
알다시피 코로나가...
크리스마스고 나발이고
아따아따 담비처럼 떼를 써서라도
올해 좀 제발 환불해달라고
(70이나 50퍼센트라도 좋으니까)
어디에든 막 빌고 싶고...
그 생각만 계속 들었음
그동안 근황 글을 안 올렸던 것도
귀찮거나 시간이 없거나
그런 것도 있었지만
12월이란 날짜를 언급하기조차
싫어서도 있었다
걍... 막 생각만 해도 짜증나서
시부레 뭔 벌써 12월이야ㅠㅠ
원래 연말 될 때마다 허탈한데
올해는 코로나 땜에 뭔...
1년 전체가 되다 만 기분이라서
억울하고 분하기까지 했거든
근데
'아 됐어 필요 없어'하고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평일처럼 넘겨버리면
훵하고 더 착잡할 거 같아서
(게다가 우리 집은 나 말고는
이런 걸 안 챙긴다)
이브 당일이 돼서야
거실 나무에 LED 전구 끈도 대충 두르고
아주 쪼금만 기분이라도 낼까...
하고 집을 뒤져봤는데
뭐지? 미니트리가 왜 없지?
아, 전에 미니멀리즘
어쩌고 하면서 버렸나?
아니 그래도 이상한데?
딱 하나 정도는 남겨놓는데
암것도 안 남기고 싹 버렸다고?
뭐 아무튼...
조촐한 거 딱 하나만 사서
식탁 위에 올려놓자고
집에서도 가깝고 가격도 만만한
다ㅇ소로 갔다
왼쪽이 미니 트리(?)고
오른쪽은...
그냥 괜히 같이 사온 컵이다
요것도 크리스마스 기분 좀 내려고.
정말이지 다각도에서
'이건 크리스마스 전용 컵입니다
크리스마스 컵이라고요
최대한 넓게 봐줘도 11~2월 까지고
3~10월에 꺼내 쓰면
뻘쭘할 거 같은 계절 한정 컵입니다'
라고 강력하게 주장해대서
평소에는 내가 절대 안 살 거 같은,
진짜 크리스마스 때가 아니면
눈길 조차 안 줄 거 같은
그런 컵을 집어왔다
게다가 나중에 집에 와서 확인해 보니까
은근하고 세련되게 크리스마스 느낌 풍기는
빨간 바탕에 영어 흘림체가 박혀있는
그런 머그컵이 있더라
이거 있는 줄 알았으면 저거 안 샀어...
근데
저 컵을 매장에서 처음 집었을 때도 그렇고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그렇고
(디자인이 깜찍한 건 둘째 치고)
저렇게 대놓고 크리스마스 티를 내는 게
뭔가 웃기고 정 가는 거 같기도 함
이렇게 저렴이 물건 특유의
되다만 이목구비도 쫌 귀엽고.
요거는...
진짜 뻥 안치고 그 매장에서
가장 트리에 가까운 물건이었다
내가 늦어서 물건들이 다 나간 건지
코로나라서 손님들이 안 올 줄 알고
그 매장이나 ㄷ이소 본사가
관련 물품들 준비를
안 해 놨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거 괜찮다' 싶은 건 다
매장 디스플레이용이었고
다 뭔... 트리다운 트리는 없고
순 얄딱꾸리한 것들만 있었음
칼 뽑았으면
무라도 자른다는 심정으로
저걸 계산하고 집에 오는 순간까지
'아... 괜히 샀나?'
이 생각을 쭉 했었는데
알고 보니 이렇게
불이 들어오는 녀석이었다
(게다가 테스트용 건전지도 속에 들어있었음
보통 안 넣어주는데 이런 거)
뭐야 쫌 이쁜데?
진작 알려주지...
매장에서도 샘플 하나를 저렇게 켜놨으면
물건이 훨씬 더 많이 나갔을 텐데.
요거 맘에 들었으니까
잘 킵해놔야지...
암튼 이렇게
최소한의 구색(?)은 맞춰놓고...
올해는 의욕이 없었기 때문에
또, 그동안 유튜브를 통해
뇌가 '사드세요'에 절여졌기 때문에
(그 채널 말고도 다른 데서도 그 유행어가 보였음)
뭘 먹더라도 사 먹자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이뻤던 미니 트리랑
귀여운 컵 때문에 쫌 기운 나서
하나 정도는 아주 간단하게라도
만들어 보기로 했음
사실 반죽은 핫케이크 믹스라서
거의 사 먹는 거나 마찬가지긴 한데...
도전한 건 사과 팬케이크.
그런데...
-반죽 양 조절 실패
(또는 프라이팬 크기 가늠 실패)
-뒤집기 전 반죽이 덜 익은 거 같긴 한데
더 지체했다가 사과가 타면 어쩌지 하고 쫄아서
-더 큰 프라이팬으로 바꿀까? 싶어도
썼던 프라이팬에 버터가 많이 남아있어서
재활용 겸 설거지 쉽게 하려고
대충 이런 이유 때문에
성급하게 접시에 옮겨 뒤집다가
케이크도 갈라지고 반죽도 묻어나고
이래버림
하지만 뒷면 마저 굽고
다시 담았더니 티 별로 안 나서 괜찮았다
프라이팬에 남아있던 버터도
알뜰하게 다 썼고
원래 쓰고 있던 약간 좁은 프라이팬을 썼더니
아랫부분도 동글동글 퐁실해져서
오히려 좋아?
여튼 연출용 사진을
저렇게 찍어 놓고
원래 다음 날(25일)에
가족들이랑 먹으려고 했는데
엄마가 한 조각만 먹자고 해서
나도 같이 먹음
이렇게 사과 케이크 만들고
대충 뭐 이것저것 하면서
최애네 V라이브 기다리고
시간 돼서 보고...
근데 솔직히 보고 나서
그렇게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할 말이 너무 많아서
여기다 적진 않겠음
여튼 심란하고 씁쓸했다)
그거 보느라
미뤄놨던 저녁밥을 마저 먹고
(데친 쭈꾸미를 먹었음
원래 쭈꾸미 샤브샤브는 우리 집
비공식 명절 음식이기 때문에)
그래도 좀 착잡해서
저 위에 '여기다 적진 않겠음'
했던 걸 계속 썼다 지우고
그래도 뿌려진 떡밥들은 좋아서
잠깐 들떴다가도 다시 심란해지고
'아니 내가 왜 크리스마스이브에도
이러고 있어야 하는데?'
하면서 현타도 오고 그러다가
새 곡 발견.
이 노래 좋네?
저번 할로윈 때도 그렇고
지ㅇ팍이 이런 느낌 곡을
참 잘 만들거나 커버하는 거 같음
물론 다른 곡들도 좋지만
:)
그래서 이거 좀 듣고
다른 영상들도 더 둘러보며 빈둥대다가
도돌이표처럼 또 심란해진 거
(V라이브+코로나+연말 특유의 싱숭생숭이
한꺼번에 겹쳤던 거 같음)
이 영상을 보면서 힐링했다.
요즘 하삼님 채널에 푹 빠졌는데
얘도 좋고 쟤도 좋고
많은 고양이들 중에 최애를 쉽게 못 정하다가
'삼색아ㅠㅠㅠㅠㅠㅠㅠㅠ'
하면서 얘를 내 최애 냥이로 해야겠다
마음 굳히게 해 준 영상.
그냥 봐도 귀엽지만
이 장면에 얽힌 많은 사연들과
이후 모습들까지 생각하면
(무슨 대하사극 스토리 급임)
뭉클해질 수밖에 없음
흑흑 삼색아ㅠㅠㅠㅠ
하삼님이 괜히 쟤를 좋아하는 게
아니엇어
털이 뽀송뽀송해줘서 고마워
삼색아
그리고 다음 날.
(25일)
노ㅂ랜드였나?
냉동으로 된 걸 사 와서
처음에는 새로 산 전기 오븐으로 구웠는데
그 전기 오븐이란 녀석이 어째 영...
션찮단 말이지
식빵이나 가래떡은 잘 구우면서
이런 건 꼭 허여멀겋게 구움
그래서
추가로 에어프라이어에 5분 더 돌려서
빛깔을 냄.
빠바 케이크.
내가 일어났을 때는
이미 누군가 한 조각 먹은 후였다
참고로 요거는
여기에 있던 걸 뽑아서
재사용.
집에 있던 표딱지로
이쑤시개+테이프로
이케저케해서 만든 거.
뻘소리지만
이걸 이렇게 꽂기만 해도
크리스마스스러워지는 거 같아서
좋은 거 같음
...나만 그런가?
여튼 이쑤시개만 떼고 킵해놨다가
내년에도 쓸까 고민 중.
(막상 내년에는
까먹고 안 쓸 거 같기도 하지만)
넹 대충 이렇게 먹었고요
물론 이건 연출된 사진이고
나 혼자서 저걸 다 먹진 않았음
그래도
케이크+치킨+트리
올해도 얼추 구색은 맞췄다
그리고...
최애네 공식 채널에서
캐롤 영상 보고
'좋긴 한데
이걸 어제나 오늘 새벽에 봤으면
더 좋았을 거 같다'
라는 생각을 좀 하고
여튼 그랬다.
1년이 진짜
조금밖에 안 남았구나
코로나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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