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올해를 위해 미리 사놓은 거
원래 일기는 집에 있던 줄공책에다
연도 상관없이 그냥 쭉 이어서 썼는데
먼슬리의 편리함을 알고 나서는
처음엔 먼슬리 따로 줄공책,
한 반년 전쯤부터는
먼슬리+줄공책 같이 있는 걸 쓰기 시작했고
올해는
(전에 쓰던 거 페이지가 아직 남았는데도)
1월 1일부터
새 일기장으로 새롭게 시작하기로 했음.
나중에 다시 읽을 때는
이렇게 년도 별로 나뉘어 있는 게
훨씬 편한 거 같아서...
근데 1년 다 지나기 전에
줄노트 부분만 다 써버리면 어떡하지?
뭐,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고,
6공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 부피감과 비주얼이 부담시럽고
그렇게 엄청 꾸미지도 않을 거라서,
게다가
만년필 잉크가 안 번지는
종이가 필요했으니까
(지금까지
일기장으로 썼던+써볼까 싶은 공책들은
전부 잉크가 너무 굵게 나오고
종이 뒤로 글씨가 비쳐 보였다
그래서 만년필은 뒷면 상관없는
낙서, 메모용으로만 써왔음)
-먼슬리+줄노트(위클리 없음)
-만년필 전용지
-안 질리게 무던한 디자인
-잘 쓰지도 않을 잡다스런 기능 없음
-가성비
등등을 따져서
저거 한 권을 샀음.
근데...
첫 페이지(1월)부터
날짜 밀려 씀.
그것도 두 번째 줄부터
계속 밀려써가지고
'새 다이어리로 깨끗하게 시작하겠다'는
내 계획이 벌써 어긋나 버림.
게다가
이번 다이어리 종이는
확실히 만년필 선이 예쁘게 잘 나오지만
지금까지 무난하게 잘 써왔던
도장 잉크가 전혀 안 마름;
(쓰던 다ㅇ소 꺼 말고 다른 걸 사야 하나)
어째 통 내 맘처럼 되질 않네...
뭐죠? 무슨 복선 같은 건가요?
근데 생각해보면
어떤 연도든 내 맘처럼 되는 한 해는 없었다
늘 뭔가 어긋나고 터지고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전혀 예상 못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고
알면서도 안 하거나 미루기도 하고...
뭐, 그러려니 하고
글씨 잘 써지는
새 일기장 산 것에나 만족해야지.
2. 풀
전자레인지로 면을 삶은 후
물을 버리고
(근데 면이 저렇게 생겨서 그런가
자꾸 물 따라 같이 흘러내리려고 함
그래서 채로 걸러서 내렸다
냄비로 삶을 때랑 마찬가지로)
전자레인지로 쪄 놓은 채소들과
다른 재료들을 얹은 후
살짝 더 돌림
양배추랑 새싹채소.
내 맘대로
샐러드 파스타인지 뭔지 완성.
유튜브에서 봤던
전자레인지로 파스타 만들기에 착안해서
만들어 봤는데
거기는 면+소스+피자치즈
이렇게 세 가지만 넣어서 진짜 간단했지만
나는 손질한 재료들이 들어가다 보니
손이 좀 더 갔음.
솔직히 중간까지는
'그냥 파스타 만들기랑 이게 뭐가 달라?'
라고 생각했는데
다 먹고 나서 보니까
냄비랑 프라이팬을
설거지 안 해도 되더라고
진짜 편하다 이거
맛은 뭐 그냥저냥이었는데
(풀+밍숭맹숭한 소스 땜에)
다 감안하고 먹은 거라
크게 실망스럽진 않았다
보이는 그대로.
저게... 뭔 비빔밥이었더라?
까먹었다
이쪽은 진짜 샐러드.
그 샐러드를
이렇게 곁들여 먹었습니다☆
저걸 한 끼에 혼자 다 먹은 건 아니고요
왼쪽은 남겼다가 다음에 먹었음
사진을 모니터로 확인하고 나서야
'치킨이 저렇게 많았나?' 싶었다
뭐......
구도 때문에 그렇게 보인 걸 수도 있어
실제로는 풀도 많았음
어쨌든 팝콘치킨 진짜 좋아함
에어프라이어로 바삭하게 돌려서
포크로 한 입에 먹으면 되잖아
맛도 맛이지만 엄청 편해서 좋음
이건 아마...
김치볶음밥이었나?
아니다, 해물 볶음밥이었음
저 파프리카랑 뭐 저런 것도
풀의 일종이라고 치면 되지 뭐
이것도......
아주 넓게 보면 무말랭이도
풀의 친척 같은 거니까...
어쨌든 식이섬유를 섭취하긴 했음
그러니까,
내가 이걸로 뭘 말하고 싶냐면
다이어트를 위한
식이요법은 어렵다는 거다
근데 풀을
아예 안 먹은 것보다는 낫겠지?
비타민과 식이섬유를 먹긴 먹잖아
또 저 풀의 부피만큼
전체 음식의 칼로리도 내려가는 거고.
3. 다이어트?
운동으로
소비 칼로리를 늘려야 할 거 같은데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
산책이 다 뭐야, 집 근처 편의점 가기도 귀찮고
(그 마스크를 쓴다는 게 너무나도 싫음
나갔다 들어올 때는 항상 짜증 300% 돼있음)
맨손체조나 요가를 하자니
내 방은 비좁고,
거실은 또 그놈의 또로나 때문에
부모님이 항상 점거하고 계시니
뻘쭘해서+TV 화면 가릴까 봐 못하겠고
...뭐,
사실 아예 못 하는 건 아니고
맘만 먹으면 할 수 있긴 할 텐데
그냥도 안 내키는 거
너무나도 좋은 핑계가 항상 있어서
안 하게 되는 거지만.
근데 또 웃긴 게,
닌ㅌ도 스ㅇ치 링ㅍ트 세트가 있으면
당장 내일이라도 열심히 해서
살 쭉쭉 빠질 거 같음
스스로 생각해도 되게
모순이긴 한데...
그렇잖아,
거실서 운동을 못 한다면서
거실에서 TV연결해야 하는
링피ㅌ는 한다고?
근데 나는 원래 일퀘에 약하고
아무리 똥겜같아도 웬만하면
최소 몇 주나 몇 달은 계속 붙잡는 편인데
그거는 되게 재밌어 보이고...
그러니까 일단 사면
처음 석 달 정도는 어떻게든 맨날 해서
본전은 뽑을 거 같거든?
게다가 ㅅ위치 링피ㅌ
세트까지 보란 듯이 나온 데다
지금은 가격이 거의 정가에 굳어있음.
코로나 전에는 기계값이 계속 떨어지니까
지금 사면 손해 같고
(애초에 그때는 별로 사고 싶지도 않았음)
코로나 이후에는 반대로
되팔이들이 판쳐서 값이 폭등하니까
역시나 지금 사면 손해 같고
이런 식으로 구매 억제가 잘 되고 있었는데
이젠 코로나가 끝나야 값이 떨어질 거 같고
그 코로나가 언제 끝날 지 모르는데
(빨라야 몇 달 후, 늦으면 또 1년)
딱 지금 사서 몇 달 요긴하게 바싹 써줘야
나중에 값이 훅 떨어지더라도
그 차액이 아깝지 않을 거 같아서.
내가 진짜
동숲 때도 잘 참았는데
링피ㅌ는 아직도 몇 달째
갖고 싶어서 고민 중...
그래서
'막상 사놓고 별로 안 하면?'
'그 돈을 아껴서 이러이러한 걸 하면
훨씬 이득 아닐까?'
'이런 거 궁리할 시간에
지금 당장 스쿼트라도 한 세트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로 꾹 참고 있음.
4. 사과 팬케이크 2트
저번엔 뒤집을 때
반죽이 접시에 찐득하게 묻어났었고
이번엔 데코용 사과가
이탈해버렸다
묵은지찜이나 밑반찬 등등
식탁 위에 부산스럽게 더 올라오기 전에
미리 찍어둠.
어제 집에서 나름 송년회 하려고
만들었던 사과 팬케이크.
저번 크리스마스 때 만든 게
(뒤집을 때 반죽 흘린 거 빼면)
꽤 만들기 쉬웠고, 반응도 괜찮았고
뭔가... 건강한 느낌이잖아?
크림은 없고 절반이 과일이고.
그래서 이번엔
저번에 만든 걸 좀 보강해서
더 건강하게 만들어보자! 해서
사과는 더 잔뜩 얹고
밀가루는 통밀가루를 썼음.
집에 팬케이크 가루 없는데
'까짓 거 베파랑 설탕이랑 녹인 버터 섞어서
내가 만들지 뭐' 이러면서.
근데 그랬더니
망했어
우선 사과랑 반죽이 붙은 채로 구워야
모양이 고정이 될 텐데
사과를 두 겹으로 까는 뇌절을 해서
토핑용 사과가 겉돌았고
근데 토핑이야 뭐...
어차피 뱃속으로 들어가면 그게 그거고
맛은 있었으니까.
문제는 통밀가루가 중력분이라서
수제비 반죽처럼 찐득찐득해졌다는 거다
그리고 구웠더니
약간 단맛 나는 엄청 두껍고 눅눅한
부침개 밀가루 부분처럼 돼 버림.
뻑뻑하고 막...
여튼 케이크가 아니야
솔직히 빵도 아닌 거 같고.
중력분으로도 케이크 만들고 그래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니 그런 케이크들은 다들 만들 때
계란 거품 내고, 체 쳐서 넣고 그랬음
내가 너무 쉽게 생각했다
박력분을 섞거나
그냥 핫케이크 가루를 살 걸
괜히 객기를 부려가지고
ㅠㅠ
그래도 와인이랑 같이 먹어서
술기운 덕분인가
반응은 별로 나쁘지 않았는데
사과는 아직도 남아있으니
조만간 핫케이크가루 사서
재도전할 생각임.
언젠가 수플레 팬케이크랑
커스터드푸딩 만들기에 집착했던 것처럼
이것도 그런 쪽으로 가는 거 같은데
뭐 아무튼.
5. 한국인으로서 작년을 돌아보는 나
여기서 '한국인'이란
침투부 구독자라는 뜻.
처음엔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봤는데,
이 영상에서 나오는 것 중 80~90%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나온 상황인지 기억나서
그런 나에게 스스로 좀 놀랐고
(보통 이런 거 보면 절반 이상은 잘 모르고
걍 저런 일이 있었나 보다 하고 마는데)
'그랬더랬지ㅋㅋㅋ'하고 피식 웃다가
막판에 살짝 뭉클해서 또 놀람.
원소스야 당연히 재밌고
노래 정말 좋고
편집을 진짜 잘하신 거 같음
노래와 장면 움직임이
흥겹고 적절하게 딱딱 맞음
(침국지 인물 카드 편집 때부터
보통 분이 아니라고는 생각했지만
과연 2대 침수자 님ㄷㄷㄷ)
기분 좋게 이 엔딩 크레딧을 보고
좀 지나서
마무리하는 기분으로
돌아온 펄밤 다시 듣기도 들었는데
여태까지 살면서 내가 들은
라디오나 라디오 비슷한 콘텐츠 중에
가장 혼잣말로
맞장구를 많이 치는 콘텐츠.
이 분 관심사가 나랑 겹치는 게 많거든.
게임, 만화, 영화, 기타 서브컬처 등...
그리고 저분이 나보다 연상이긴 해도
결국 나랑 비슷한 세대임.
인터넷 있기 전과 후를 아는 사람.
그러니까 공감 거리도 많지.
가치관도 나랑 비슷하고,
안 그런 부분도
이 분은 내가 납득할 수 있도록
둥글게 차분히 잘 설명해주셔서 좋음.
뭔가에 조언을 해주실 때도
"이게 정답이다, 이것만이 해법이다"
이런 것보다는
"결국 오긴 온다"면서
그걸 어떻게 견디고 흘려보내야 좋을지,
내 경우에는 이랬다 또는
나도 잘 모르겠다 나도 못한다
이렇게 말씀하셔서
그 말대로 해 봐도 좋지만
안 해도 괜찮은, 그런 널널한 느낌이라
듣기에 참 편안하고...
그래서
펄밤 잠시 중단됐을 때 엄청 슬펐고
다시 시작했을 때는 엄청 기뻤다
다 듣고 나서
미리 기대했던 대로
마음이 차분히 갈무리되는 거 같아서
참 좋았다 :)
이 두 아조씨가 없었다면
팍팍했던 작년을 어떻게 버텼을까...
6. 아이돌 덕질했던 나
정작 위에 했던 것처럼
기분 좋게 한 해를 되돌아보며
훈훈하고 싶었던
최애랑 차애네 쪽은...
솔직히
크리스마스이브 라이브 이후로
기분이 많이 가라앉았고
동시에 다른 생각들도 많이 하게 됐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만약 다른 콘텐츠들처럼
적당히만 애착을 가졌다면
'크리스마스인데도 방송이 다 터지네? 신기하네'
하면서 중간에 그냥 나왔을 텐데
(왜 '~인데도~신기하네'라는
표현을 썼냐면
보통 이벤트 날 끼고 하는 라이브는
연예인이든 유튜버든 겜스트리머든
준비하는 쪽에서도 어느 정도 신경을 쓰고,
보는 시청자 쪽에서도 웬만하면
좋게좋게 넘어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좋은 날 서로 분위기 곱창나지 않도록.)
최애가 거기 있으니까
일단 계속 보기는 해야겠고...
그런데 눈에 보이는 광경들이
(내 기준)쾌적하질 못 해서
계속 암 걸리는 그런 거.
안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분위기 다운되고
차린 것도 별로 없는(?) 상황에서
더 응원해도 될까말까한데
보는 사람 더 기분 처지게 자꾸
비꼬는 채팅은 올라오고,
근데 채팅창 관리를 한다고 쳐도
그 채팅들은 좀 애매한 게
그냥 관종식 뻔한 욕설이나
도배가 아니라(그런 도배도 있긴 했지만)
팬깍지 끼고 봐도 반박하기 힘든
쓴소리 겸 의견에 가까워서...
'저것도 맞는 말이긴 해'.
'회사가 미리 준비를 잘했으면
첨부터 이런 일이 없었잖아?'
이 생각이 계속 들었거든.
이게 언제 가장 폭발했냐면
라이브 막판에 잠시
의견 받는 분위기가 되자
많은 사람들이 채팅으로 건의할 때.
'아니, 이걸 라이브 며칠 전
하다못해 바로 전날에 공카 게시판이나
SNS나 V앱으로 받았으면 됐잖아?!'
...맨 마지막에는 어떻게든
수습해서 라이브를
마무리한 거 같았는데,
끝나고 나서도
오랫동안 답답하고 입맛이 썼다.
특히 저녁 시간 대에
가족들과 같이 밥 먹는 거 미룬 채
내 방에서 봤던 거라서
시간과 기분 버렸다는 생각이
엄청 들었음
'세상에는
이거보다 더 재밌는 거 많은데
나는 왜 굳이 이 시간이
이런 모습을 보고 있어야 했나'
나는, 갓벽하게 세팅된
스튜디오까지는 감히 안 바라고
풍선 같은 걸로
벽을 뽀짝뽀짝 꾸며놓은 데서
애들이 크리스마스 캐롤 메들리라도
신나고 멋지게 부를 줄 알았더니만...
오프닝, 엔딩, 듀엣, 각자 솔로
이렇게 미리 리스트 뽑아놓고서.
근데
실제로 내가 봤던 건
정말로 준비한 게 별로 없었던 회사와,
(애들이 짬 내서 켠 개인 라이브들 보다
부실하고 볼 게 없으면 어떡해
'크리스마스'타이틀 걸어놓고서)
그렇다고 하더라도
굳이 크리스마스이브에
일부러 찾아와서 그런 채팅을 남겼던
일부 팬들과,
결국 텐션 떨어져 버린
최애랑 차애,
그리고 그 모습 보고 속이 쓰린 동시에
'누가 이번 사태의 범인이냐, 회사냐 팬이냐'
머릿속으로 계속 이러고 있던 나.
(차라리 내가 이런 생각 안 하고
열심히 응원만 하는 성격이었다면
달랐을지도 모르겠는데)
여튼,
라이브 끝나고 사진이 올라와도
다음날=크리스마스 당일에
영상이 올라와도
몇 초만 반짝 좋았다가
다시 자괴감과 회의감 들고 그랬다
그냥 '그 날은 그런 일이 있었다'
라고 생각하며 넘길 수도 있었겠지만,
예전부터 쭉 누적돼왔던 게
그 날을 계기로 한꺼번에 터졌나?
여튼 며칠간 현타가 심하게 왔었고
생각 끝에
이런 결론을 내렸다.
생각이든 시간이든 감정이든,
너무 여기에
많은 걸 소모하진 말자
그냥...
기다렸다가
노래 나오면 듣고
앨범 나오면 사고
그렇게 좀씩 보태주면서
쭉 좋아하면 됐지 뭐.
최애랑 차애 둘에게
워낙 많은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계속 불안한 구석이 있고
그걸 좀 희석해 보려고
아무도 안 시켰는데도
혼자 괜히 오기로
꾸역꾸역 해왔던 게 있었음.
억지 텐션 섞어서.
분명 내가 좋아서 하는 게 맞는데도
완급 조절을 못 하니까
하고 나면 몹시 피곤하고,
나중엔 하기 전부터 피곤하고...
아무리 좋더라도
그게 스트레스가 되면 안 되지.
즐겨야 오래, 계속하는 건데.
예전에도
'앞으로는 뜸할지도 모른다
쉬엄쉬엄 하겠다'
라고 티를 냈던 거 같지만
나도 모르게 다시 무리를 하곤 했음
포스팅 하나에 며칠 씩 들이고
그러면서 쓸 거리가 중간에 더 쌓이고
그것도 같이 쓰자니 과하고 빼자니 아쉽고
그렇게 고민하다가 올리면 차라리 나은데
흐지부지 관둬서
다른 거 해도 됐을 내 시간도 뭉텅 까먹고...
근데 이번에는 진짜
날짜도 1월 1일로 리셋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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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다리로만 가끔 다루고
여기는 내 블로그로 써야지
팬 블로그가 아니라.
아, 그렇지, 저 위에
'누가 범인인가'이 생각을 했다고 했는데
범인은 그냥
코로나인 걸로 결론 내렸다.
왜냐면 코로나가 없었다면
작년처럼
오프라인 콘서트나 팬미팅이 열렸을 테고
애들도 팬들도 그거 생각하느라
그저 즐겁고 바빴을 테고
나도 '부럽다'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속 편하게
나 할 거 하고 있었을 테니까.
여튼 코로나가 쥬낸 잘못했다
코로나 제발 디져라 시풜
7. 작년 한 해를 대충 종합하기
그 코로나 덕에 이것만큼은 정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됐다
"작년은 진짜 별로였어"
세계가 박살까지는 아니어도
모두가 구석구석 좀먹고 시드는
그런 뭐 같은 느낌...
어으으 싫어...
근데
다른 건 다 멀쩡, 무난하고
나에게만 별로인 해였다면
빼박 내가 못해서 그렇게 된 거니까
되게 자책하며 시무룩했을 거 같은데
그런 쪽의 씁쓸함은 덜한 데다
(뭔가 핑곗거리가
굉장히 많이 주어진 해였다)
앞으로 시작될 2021년이
아무리 실망스럽더라도,
대뜸 핵전쟁이 일어나거나
적대적 외계인 침공 같은 게
벌어지지 않는 이상
작년보다는 확실히 나을 테니까
그거는 위안을 가져볼 만하다고 봄
작년에는 아무도 몰랐다가
갑자기 일어난 거라
다들 당황했고, 대처법도 몰랐고
'2019년에는 이랬었는데...'
회상하며 우울해했지만
올해는 뭐...
백신이 나온다고도 하고,
혹시 올해 안에 종식이 안되더라도
다들 나름대로 적응을 했으니
작년보다는 덜 힘들지 않을까?
먼저 겪어봤으니까.
물론 이게
느긋한 개소리라는 건 나도 안다
이미 그 사태로 돌이키지 못할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도 많고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피 말리는 심정인 사람들도 있겠지
오늘보다 당장 내일이 더 힘들 사람들.
근데 그래도 작년보다는 올해가
그나마 덜 힘들 거라고,
바닥을 찍었으니 올라오는 것만 남았다고
그렇게 믿고 싶음
ps.
쓰다 보니 또 날짜 바뀌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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